- 에디터 추천
- 2019 · 43개 트랙 · 1시간 28분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그리스 신화 속 음유시인 오르페오는 많은 음악가에게 영감이 되었습니다. 오르페오의 노래와 리라 연주는 인간은 물론 온 세상 동식물에게 감동을 줬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체가 죽자, 오르페오는 저승으로 따라갑니다. 그의 음악에 감동한 저승의 신은 에우리디체를 지상으로 데려가도록 허락합니다. 단, 가는 동안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조건을 덧붙이죠. 오르페오가 그 약속을 어기며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을 맺습니다. 이 이야기는 초창기 오페라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악보가 현존하는 최초의 오페라인 Jacopo Peri의 '에우리디체' 역시 오르페오 신화를 소재로 삼았죠. 18세기 바로크 오페라의 기교주의를 극복하고 예술적 진정성을 획득한 Christoph Willibald Gluck도 이 고대 신화에 매료됐습니다. 그의 오페라 'Orphée et Eurydice(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오르페오를 다룬 많은 작품 가운데에서도 그 탁월한 음악성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오페라의 음악은 풍성한 관현악법과 단순하면서도 절묘한 선율로 인물의 감정을 명료하게 전달합니다. 또한 신화와는 다르게 해피 엔딩이라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죠. 가장 유명한 아리아는 마지막 3막에서 오르페오가 사랑하는 에우리디체를 또다시 잃고 부르는 'Che Farò Senza Euridice(에우리디체 없이 무엇을 할까)'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실감 나게 전하는 이 아리아를 듣고 있으면 장조에서도 이렇게 통렬한 감정이 묻어날 수 있다는 점에 놀라게 됩니다. Gluck는 1762년 빈에서 이 작품을 이탈리아어로 초연할 때 오르페우스 역을 카스트라토에게 맡겼습니다. 이후 1774년 프랑스 공연을 위해 작품을 새롭게 수정했는데, 이때는 카스트라토에 익숙하지 않던 프랑스 관객의 기호를 고려해 오르페우스를 테너의 목소리로 다시 썼습니다. 그러나 Gluck의 음악적 간결함은 빈 버전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고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