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날도

HWV 7

1710년 가을, 작곡가로 유럽에 명성이 자자했던 Handel은 런던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만든 오페라 'Agrippina(아그리피나)'가 크게 성공한 뒤였죠. Handel이 런던에 왔다는 소식을 들은 퀸즈 극장의 극장장이자 극작가이던 애런 힐은 그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합니다. 런던에서 최초로 이탈리아 오페라를 공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Handel의 첫 런던 오페라이자, 초기 걸작으로 평가되는 'Rinaldo(리날도)'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11세기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리날도 장군이 사랑하는 여인 알미레나를 구하러 가는 여정을 그리는 이 오페라는 이듬해 2월 초연됐고,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놀랍게도 '리날도'는 불과 몇 달 만에 만들어졌습니다. 먼저 애런 힐이 이탈리아 시인 토르콰토 타소의 '해방된 예루살렘'을 바탕으로 대본의 초안을 썼습니다. 이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한 대본을 Handel이 받은 건 공연을 두 달여 앞둔 시점이었죠. 그는 불과 2주 만에 오페라 음악을 완성했습니다. 이토록 빠른 작업의 비밀은 당시 관습에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 여러 작곡가가 그랬듯, Handel은 자신이 예전에 이탈리아에서 작곡했던 오페라와 칸타타의 주제를 가져와 '리날도'에 다시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으로 작곡된 음악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합니다. 어찌 보면 이탈리아 시기 Handel의 히트곡을 모아놓은 '리날도'의 흥행은 예고된 셈이었죠. 그러나 '리날도'는 200년 이상 잊힌 채 잠들어 있다가 1950년대에 들어서야 고음악 부흥 운동의 영향으로 재발견되었습니다. 오늘날 이 작품은 연주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며, 그에 따라 공연의 길이도 제각각입니다. '리날도'에는 훌륭한 아리아가 여럿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건 'Lascia Ch'io Pianga(울게 하소서)'입니다. 인질로 잡혀간 알미레나가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며 부르는 곡으로 영화 '파리넬리'를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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