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그레이시의 도이치 그라모폰과의 두 번째 앨범. 음반을 녹음할 당시의 나이를 타이틀로 설정하여 보다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면을 반영한다. 알캉의 전주곡이 묘사하는 바닷가 옆 한 여성의 비참한 초상화는 그레이시가 어릴 적 느꼈던 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며, 슈만의 수수께끼 같은 유머레스크를 통해 심도 있게 내면을 고찰한다. 시간의 개념에 매혹된 그를 엿볼 수 있는 글래스의 ‘Raising the Sail’이나 깊은 최면을 거는 듯한 니먼의 ‘Time lapse’를 통해 반복적인 시간의 흐름 속 고조되는 불안과 긴장을 느낄 수 있다. 매력적인 시만스키의 에튀드와 베토벤 교향곡 7번 알레그레토 주제에 의한 슈만의 환상적인 변주곡은 앨범에 풍부함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