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구스 반 산트가 2005년 발표한 '라스트 데이즈'는 Nirvana의 보컬 Kurt Cobain을 기리는 영화입니다. 죽기 직전 그의 마지막 순간들을 블레이크라는 인물을 통해 묘사하죠. 이 영화에 매력을 느낀 작곡가 올리버 리스(Oliver Leith)는 오페라 버전을 만들기로 결심했고, 팬데믹을 겪는 동안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오페라 'Last Days'는 소규모의 출연진으로 구성됩니다. 블레이크의 매니저, 열성팬, 모르몬교 신자, 택배 기사, 사설탐정 등 다양한 인물이 무대에 올라 주인공의 주변을 맴돌죠. 정작 주인공인 블레이크는 노래를 하지 않으며, 뛰어난 성악가들이 연기하는 이 주변 인물들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관찰하게 됩니다.
리스는 Cobain의 죽음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가 초점을 맞춘 건 구스 반 산트가 영화에서 표현했던 주인공의 사소한 일상입니다. 그가 말합니다. "저는 작품에서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을 자주 탐구합니다. Cobain의 이야기로 오페라의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어요. 모든 것이 마지막으로 일어나는 일이기에 더욱 가슴 아픈 불길함이 스며들어 있죠."
현악 오케스트라, 키보드, 기타, 다양한 타악기가 이 오페라의 음악을 구성합니다. 그중 현악기가 음악의 큰 축을 담당하죠. 리스는 다양하게 조율된 여러 현악기로 같은 음을 연주하게 하여 안개 같은 효과를 냈습니다. "저는 항상 현악기로 소리를 더 풍부하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오페라에선 모든 사람이 어떤 상황이든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그게 늘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여기서 더 나아갈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예를 들어, 그릇은 어떤 노래를 할까요? 쓰레기봉투가 부르는 노래는 또 어떨까요? 이 모든 실제 소리가 음악으로 바뀌는 걸 듣게 될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효과를 잘 느끼기 위해선 마치 태아가 소리를 듣는 것처럼 세계가 진한 양수로 가득 차 있다고 상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수프 속에 잠긴 채로 소리를 듣는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