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크너(Bruckner)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며, 파보 예르비(Paavo Järvi)는 음악 감독으로 있는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Tonhalle-Orchester Zürich)와 특별한 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바로 브루크너 말년의 걸작인 후기 교향곡 세 작품을 음반으로 내는 것이었죠.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는 브루크너 교향곡과 인연이 깊습니다. 1903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지휘로 '교향곡 3번(Symphony No. 3)'을 초연한 이력이 있죠. 이 오케스트라는 2023년에 '교향곡 7번'과 '교향곡 8번' 음반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마지막 교향곡인 '9번'을 내놓았습니다.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으며 섬세한 음악을 만드는 예르비의 지휘는 브루크너 교향곡에서 빛을 발합니다. '교향곡 9번'에서는 극적인 강약 조절로 모든 악장에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1악장에서는 어두운 현악기 소리가 귀를 사로잡고, 2악장 스케르초에서는 금관 악기와 타악기의 강렬한 음색이 음악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마지막 3악장에서는 현악과 목관 악기의 조화 속에서 느리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선명히 드러나죠. 단단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앨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