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스 웨인라이트(Rufus Wainwright)가 13살에 베르디(Verdi)의 '레퀴엠(Requiem)'을 들은 것은 그의 삶을 뒤바꾼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35년 후, 코비드로 인한 팬데믹이 닥쳤습니다. 웨인라이트는 이 시기의 고립감과 건조한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어, 죽은 자를 위한 가톨릭 미사곡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Dream Requiem'을 만들어냈죠.
이 앨범은 2024년 6월 파리에서 열린 초연 실황을 녹음한 것으로, 독특한 음악적 범위와 야망을 보여줍니다. 라틴어 미사 텍스트와 바이런 경의 시 'Darkness' 일부가 삽입되고,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이 내레이션을 맡은 'Darkness I'과 'Darkness II'에서 이를 잘 느낄 수 있죠. 'Lux perpetua' 속 돋보이는 소프라노 안나 프로하스카(Anna Prohaska)와 라디오 프랑스 합창단(Choeur de Radio France)의 황홀한 하모니, 'Offertorium'의 애절한 첼로 솔로, 'In paradisum'이 선사하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 등, 한 시간 길이의 이 작품에는 다채로운 순간이 가득합니다.
곡의 전체적인 흐름은 불안에서 점차 묵시록적인 분위기로 발전하지만, 웨인라이트는 풍부한 질감 구성과 멜로디 감각으로 'Dream Requiem'을 끝까지 몰입이 유지되며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완성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