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른 심포니 오케스트라(The Melbourne Symphony Orchestra)의 이번 앨범은 익숙한 명작에 새로운 시선을 더합니다. 음반의 중심에는 구스타브 홀스트(Gustav Holst)의 대표작 '행성(The Planets)'이 있습니다. 태양계 일곱 행성을 각 악장에 풀어낸 이 작품은, 장대한 스케일과 웅장한 관현악법이 특징이죠. 멜버른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이 모음곡에 빠져 있던 지구를 더해 작품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자 했고, 그 작업을 호주의 작곡가이자 성악가인 데버라 치덤 프래용(Deborah Cheetham Fraillon)에게 맡겼습니다.
프래용은 홀스트의 세계관을 이어가면서도, 자신만의 색채를 음악에 녹여내기 위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Earth'는 단순히 '행성'의 연장선이 아닌, 독립된 작품으로 완성됐습니다. 그는 지구가 다른 행성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지구를 주제로 한 만큼, 인간의 목소리가 들어가도록 작품을 구성했죠. 소프라노이기도 한 프래용이 직접 노래를 부르며 지구의 찬란함을 생생히 표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