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프랑스 음악은 낭만파에서 인상파로 넘어가는 격변기를 맞이합니다. 이 시기 프랑스 작곡가들은 새로운 화성에 열린 태도를 보이며, 실내악, 가곡, 관현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창작 활동을 펼쳤습니다. 당시 여성 작곡가들은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렀고, 작품을 발표할 기회는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루이즈 에리트-비아르도(Louise Héritte-Viardot), 마리 자엘(Marie Jaëll), 에드위주 크레티앵(Hedwige Chrétien)은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풍부한 감정을 고유의 음악 언어로 녹여내며, 프랑스 음악의 지형을 더욱 확장했습니다. 이 세 작곡가의 작품은 21세기에 이르러 비로소 재조명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듀오 네리아(Duo Neria)는 이번 앨범에서 세 여성 작곡가의 실내악 작품을 조명합니다. 첼리스트 나타샤 콜메즈(Natacha Colmez)와 피아니스트 카미유 벨랭(Camille Belin)으로 이뤄진 이 듀오는 깊이 있는 해석으로 숨겨진 명곡에 접근합니다. 특히 수록곡 중 다수는 세계 최초로 녹음되어 더욱 의미가 깊죠. 크레티앵의 두 작품은 프랑스 후기 낭만파 특유의 세련된 감성이 돋보이며, 생상스(Saint-Saëns)의 제자였던 자엘의 소나타에는 견고한 형식과 섬세한 표현이 도드라집니다. 한때 유실된 것으로 여겨졌던 에리트-비아르도의 소나타는 독일 낭만파 구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극적인 전개로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 음반은 프랑스 실내악 레퍼토리에 새로운 빛을 비추는 귀중한 기록이자, 오랫동안 조명 받지 못했던 19세기 여성 작곡가들에게 바치는 음악적 헌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