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5년 8월에 태어난 선구적인 영국 흑인 작곡가 사무엘 콜리지테일러(Samuel Coleridge-Taylor). 그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발매된 이번 앨범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커티스 J 스튜어트(Curtis J Stewart)와 내셔널 필하모닉(National Philharmonic)은 이전에 녹음된 적 없는 그의 작품들을 생생하게 되살립니다.
1900년대 초 미국 순회공연 당시, 콜리지테일러는 국빈과 같은 대우를 받았습니다. 백악관에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을 만났고, 그의 칸타타 '히아와사의 결혼 축제(Hiawatha's Wedding Feast)'는 영국과 미국 모두에서 헨델(Handel)의 '메시아(Messiah)'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죠. 워싱턴 D.C.에는 콜리지테일러 합창단(Coleridge-Taylor Choral Society)이, 볼티모어에는 그의 이름을 딴 공립학교가 있었습니다.
워싱턴 근교에 본거지를 둔 내셔널 필하모닉은 이번 앨범에서 마이클 레퍼(Michael Repper)의 지휘 아래, 콜리지테일러에 관한 최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연주를 선보입니다. 앨범에는 콜리지테일러의 '24개의 흑인 멜로디(24 Negro Melodies)'에서 발췌한 두 세트의 편곡이 포함되어 있죠. '24개의 흑인 멜로디'는 원래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영가와 민요를 기반으로 한 피아노 독주 작품입니다. "콜리지테일러는 전 세계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스튜어트가 Apple Music Classical에 말합니다.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아메리카의 여러 노래를 망라하며, 세계 곳곳에 있는 이 문화를 지도처럼 그려내고, 디아스포라의 확산을 보여주려 했죠. 이는 고통스러우면서도 심오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는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었어요."
스튜어트는 블루스 즉흥 연주, 힙합에서 착안한 발 구르기-박수 리듬, 오케스트라의 콜 앤 리스폰스(주고받는 형식) 보컬 등을 더해, '24개의 흑인 멜로디' 중 세 곡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습니다. 특히 'Deep River' 라이브 공연 중에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리스폰스(응답)' 부분에 참여해 따라 부르곤 했는데, 그는 이를 반영해 편곡을 다듬기도 했습니다.
"콜리지테일러의 편곡에는 환상적인 요소가 존재합니다. 그는 빅토리아 시대 특유의 화려하고 풍부한 화성 언어로 이 음악을 표현하죠." 스튜어트는 자신의 새로운 편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우리가 비록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더라도, 같은 음악적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느낌을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콜리지테일러가 직접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24개의 흑인 멜로디' 중 다섯 곡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는 영국 도서관이 소장한 악보를 기반으로 학자인 라이어널 해리슨과 고(故) 패트릭 메도스가 정리한 것입니다. 스튜어트는 말합니다. "저는 이 오케스트레이션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는 오케스트레이션을 아주 음악적으로 사용해 민요의 느낌을 점점 쌓아 올리고, 다시 끌어내리기도 하죠. 연주자들은 그저 연주만 하면 됩니다."
스튜어트는 초기작인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발라드 라단조(Ballade in D Minor for Violin and Orchestra)'에도 참여했는데, 이 곡은 바이올린을 향한 콜리지테일러의 애착이 잘 드러나는 감미롭고도 격정적인 작품입니다. "정말 우아한 곡입니다." 스튜어트는 덧붙입니다. "하지만 여러 감정과 기분 사이를 매우 빠르게 오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아주 어둡고 침울했다가도, 곧 밝고 활기찬 분위기로 전환됩니다."
앨범은 '투생 루베르튀르(Toussaint L'Ouverture)'로 문을 엽니다. 노예 신분에서 군사 지도자가 되어 아이티 독립을 이끈 크리올인 남성을 음악으로 묘사한 장중한 작품으로, 콜리지테일러에게 큰 영향을 준 드보르자크(Dvořák)의 교향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콜리지테일러가 37세의 나이로 요절하지 않았다면 그의 경력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요? 이 질문에 우리는 이제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레퍼, 스튜어트, 그리고 동료들은 이번 작업을 통해 숨겨진 보석 같은 음악을 발굴했을 뿐만 아니라, 그 악보 자료까지 온라인에 자유롭게 공유하며 더 많은 연주자들이 널리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튜어트는 이야기합니다. "누군가가 이 음악을 듣고 더 나은 버전을 만들거나 자신만의 것을 창작해 널리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진정한 영광일 거예요."
II. Intermezzo. Don’t Be Weary, Traveler (America), Op. 59 No. 12 [Orchestration by Samuel Coleridge-Taylor; ed. Patrick Meadows, Lionel Harrison, 2012]
III. Scherzo. Ringendjé: Song of Conquest (South Africa), Op. 59 No. 5 [Orchestration by Samuel Coleridge-Taylor; ed. Patrick Meadows, Lionel Harrison, 2012]
IV. Lament. They Will Not Lend Me a Child (Southeast Africa), Op. 59 No. 4 [Orchestration by Samuel Coleridge-Taylor; ed. Patrick Meadows, Lionel Harrison,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