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눈부신 앨범은 한겨울 영국에서 녹음되었지만, 6월 이탈리아의 열기를 뿜어내는 듯합니다. 이 음반은 푸치니(Puccini)의 학생 시절 작품에 초점을 맞춥니다. 초기 오페라인 '요정 빌리(Le villi)'와 '에드가(Edgar)'를 위해 구상되었거나 그 작품들에서 재사용된 관현악곡, 그리고 그의 첫 번째 오페라 성공작 '마농 레스코(Manon Lescaut)'를 위해 쓰인 두 곡을 담고 있죠.
신포니아 오브 런던(Sinfonia of London)은 주요 교향악단의 수석 연주자와 솔로이스트, 그리고 정상급 실내악 연주자들이 한데 모인 독보적인 악단입니다. 지휘자 존 윌슨(John Wilson)은 이들과 함께 푸치니의 악기 편성에서 무수히 많은 색채를 끌어냅니다. 예를 들어 '마농 레스코'의 '간주곡(Intermezzo)'을 들어보면, 독주 및 합주 현악기가 마치 열정적인 오페라 디바처럼 무대를 압도하죠. 또 '심포니 카프리치오(Capriccio sinfonico)'에서는 오케스트라의 모든 파트가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헌신적인 연주를 펼칩니다. 특히 이 작품에는 깜짝 놀랄 만한 대목이 나옵니다. 푸치니의 대표 오페라 '라 보엠(La bohème)'의 시작 부분과 똑같은 구절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이는 훗날 탄생할 불후의 명곡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또한 '스케르초-트리오(Scherzo-Trio)'에는 수십 년 후 '나비부인(Madama Butterfly)'에 등장하게 될 부드러운 선율이 담겨 있어 듣는 재미를 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