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레퀴엠(Requiem)'은 수없이 녹음된 작품이지만, 캐나다 출신 지휘자 야닉 네제 세갱(Yannick Nézet-Séguin)의 2025년 라이브 레코딩은 단연 신선하고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의 해석은 대체로 절제되고 내밀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날카롭게 파고들죠. 'Rex tremendae'의 도입부를 가르는 현악기의 강렬한 악센트가 좋은 예입니다. RIAS 실내 합창단(RIAS Kammerchor)은 합창 파트 곳곳에 섬세한 뉘앙스를 더하고,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Chamber Orchestra of Europe)는 명료한 질감의 음색으로 이에 호응합니다. 그 결과, 모차르트가 죽음을 의식하며 남긴 마지막 걸작 속 감정의 여정이 유난히 선명하게 드러나죠.
함께 수록된 '대미사 다단조'에서도 같은 연주진의 장점이 빛을 발합니다. 특히 여성 독창자들의 활약이 인상적이죠. 소프라노 잉 팡(Ying Fang)은 화려한 'Et incarnatus est'에서 감미롭고 도 유려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메조소프라노 에밀리 디안젤로(Emily D'Angelo)는 'Laudamus te'에서 민첩하면서도 탄탄한 음색을 선보입니다. 노련한 모차르트 전문가인 네제 세갱은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다시 한번 기민하고 통찰력 있는 연주를 빚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