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 4중주 2번 라장조

러시아 5인조 중 한 명인 작곡가 알렉산드르 보로딘의 원래 직업은 화학자였습니다. 그는 평일에는 화학과 교수로 일하고 주말에만 작곡 활동을 했습니다. 20대 후반, 의학 공부를 위해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지냈던 그는 멘델스존의 음악을 접하고 영향을 받게 됩니다. 특히 멘델스존의 우아한 실내악 작품에 크게 매료되었죠. 보로딘이 러시아 5인조 중 실내악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작곡가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실내악을 향한 그의 뜨거운 애정은 'String Quartet No. 2(현악 4중주 2번)'를 탄생시키며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 곡은 오늘날 보로딘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꼽힙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보로딘은 또 다른 행운을 맞이했습니다. 그곳에서 피아니스트인 아내 에카테리나 프로토포포바를 만난 것입니다. '현악 4중주 2번'은 아내와의 결혼 2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입니다. 두 사람이 하이델베르크에서 보냈던 아름다운 시간을 추억하는 작곡가의 마음이 담겨있죠. 하지만 건강이 악화된 아내를 직접 돌보면서 일을 병행했던 그는 이 곡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창작을 할 수 없었습니다.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는 이 작품의 중심에는 첼로가 있습니다. 1악장과 3악장은 첼로가 도입부를 책임지죠. 특히 3악장 'Nocturne(야상곡)'이 유명한데, 이 악장 일부는 뮤지컬 '키즈멧'에도 삽입되었습니다. 첼로와 바이올린이 주고받는 3악장의 선율은 보로딘과 아내의 다정한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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