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5번 라단조
1930년대 소련의 정치인 스탈린은 독재를 강화하는 도구로 예술을 이용했습니다. 공산주의 사상과 역행하는 작품을 폐기하며 음악가들에게 압력을 가했죠. 천재 작곡가로 명성을 누렸던 Shostakovich는 소련 정부의 철저한 감시 대상이었습니다. 그는 1936년 오페라 'Lady Macbeth of the Mtsensk District(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를 선보였는데 그때 공연을 관람하던 스탈린은 정치 풍자가 담긴 내용에 분노하며 중간에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후 Shostakovich는 공개적으로 탄압을 받았고, 신변의 위협까지 느끼게 됩니다. 결국 그는 1937년, 이전 작품과는 다른 경향의 'Symphony No. 5(교향곡 5번)'를 발표합니다. 이 곡의 부제는 '당국의 정당한 비판에 대한 소련 예술가의 답변'이죠. 자신의 이전 작품을 반공으로 여기며 공격하는 소련을 달래기 위해 만든 교향곡입니다. 그런데도 이 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는 공산주의를 무조건 칭송하기보다는 사회의 암울함을 들여다보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느린 서주로 시작하는 1악장은 정치에 대한 공포를 보여줍니다. 고요한 시작과 달리 음악이 폭풍처럼 쏟아지다가 다시 평화를 찾습니다. 춤곡 리듬이 특징인 2악장은 마냥 우아하기보다는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를 유발합니다. 수려하면서도 울분한 듯한 3악장에는 다사다난한 인간의 감정이 새겨져 있습니다. 마지막 4악장은 관악기의 커다란 울림으로 시작해 팀파니의 연주가 강렬하게 흐릅니다. 현의 유려한 선율이 더해지며 비극적인 감정을 불러오다가 다시금 금관악기와 팀파니의 힘찬 사운드로 마무리 짓습니다. Shostakovich는 공포 속에서 은밀하게 삶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죠. 이 교향곡 초연에 참석한 대중은 연주가 끝나자 30분 넘게 큰 박수를 보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