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노페디
Erik Satie는 자신의 피아노 독주곡인 'Trois Gymnopédies'를 '가구 음악'이라고 불렀습니다. 늘 같은 자리에 눈에 띄지 않게 서있는 가구처럼, 이 곡도 잘 드러나지 않는 존재감을 가졌다고 생각했죠. 굳이 집중해서 듣지 않아도 되는 음악, 이것이 그의 작곡 의도였습니다. 세 개의 곡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잔잔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왼손이 왈츠 리듬을 이끄는 동안, 오른손은 4분음표를 단조롭게 이어갑니다. 세 곡은 차례로 'Lent et douloureux(비통하게)', 'Lent et triste(슬프게)', 'Lent et grave(진지하게)'라는 서로 다른 부제를 갖고 있지만, 곡의 단순한 구조는 비슷하죠. 이 작품이 나온 19세기 후반에는 격정적이고 낭만적인 감정이 전개되는 피아노 음악이 주류를 이뤘기에, Erik Satie의 'Trois Gymnopédies'는 당시의 유행에 반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혁신적인 면모는 이후 여러 음악가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Erik Satie의 예술 세계를 지지했던 Debussy는 이 작품의 1번과 3번을 관현악 버전으로 편곡해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Erik Satie는 20세기에 등장한 미니멀리즘 음악과 앰비언트 음악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