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

러시아 신화와 민담을 무용으로 옮겨낸 작품 'L'Oiseau de Feu(불새)'는 전설적인 러시아 발레단인 발레 뤼스 단장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기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당시 아나톨리 리야도프, Alexander Tscherepnin 등에게 발레 음악을 의뢰했지만, 이들이 내놓은 결과물은 그의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작곡을 맡은 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제자였던 젊은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였습니다. 1910년 발표된 '불새'는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20세기 클래식 음악의 거장 스트라빈스키가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순간이었죠. 불새의 도움을 받아 마왕을 물리치는 왕자 이반의 이야기는 스트라빈스키의 낭만주의적 음악 속에서 화려하고 극적으로 펼쳐집니다. 서구 관현악의 풍성함과 구조성, 러시아 오페라의 드라마틱함과 이질적 화음이 결합된 '불새'는 당대의 여러 작곡법을 종합적으로 집대성한 작품입니다.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이 작품은 스트라빈스키의 초기 음악 세계를 대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