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모음곡 5번 다단조
BWV1011
바로크 시대에 독주 악기를 위한 작품, 특히 첼로를 위한 곡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 시기의 무반주 독주곡은 즉흥적으로 연주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Johann Sebastian Bach는 바이올린처럼 화려한 음색을 지니지 않은 첼로를 위해 여섯 개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남기며 독주 악기로서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작품은 그가 쾨텐 궁정에서 일하던 1717~1723년 사이에 작곡되었습니다. 세트로 구성되었을 가능성은 적지만, 여섯 작품 모두 비슷한 패턴을 보이죠. 전통적인 모음곡 형식인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반드, 지그를 중심으로 하였으며, 지그 앞에는 모던한 춤곡 형식인 미뉴에트나 부레, 혹은 가보트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맨 앞에는 즉흥성이 느껴지는 프렐류드를 배치해 곡의 시작을 알렸죠. 이 모음곡은 근대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1930년 첼리스트 Pablo Casals가 우연히 악보를 발견해 녹음한 이후에서야 널리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습니다. 'Cello Suite No. 5(무반주 첼로 모음곡 5번)'는 이 모음곡의 다른 곡들과 구별되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다단조로 구성된 이 곡은 여섯 개의 첼로 모음곡 중 유일한 단조입니다. 단조 특유의 점잖은 분위기가 바로 '5번'만이 지닌 매력이죠. 또한, 변칙 조율을 뜻하는 스코르다투라 기법이 사용됐습니다. 그래서 첼리스트마다 자신이 원하는 음색에 맞춰 조율을 달리하죠. 묵직하고 준엄한 전주곡에 이어 구슬픈 선율의 알르망드가 애달픈 느낌을 줍니다. 쿠랑트는 속도감 있게 진행되며 잠깐 활기를 불어넣지만, 이어지는 사라반드는 다시금 슬픈 정서를 불러일으킵니다. 리드미컬한 가보트와 쉬운 선율이 반복되는 밝고 유쾌한 지그로 곡이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