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 4중주 내림마장조
Hob. III/38, Op. 33/2 · ‘러시아 4중주, 농담’
하이든의 'String Quartet(현악 4중주), Op. 33'는 흔히 '러시아 4중주'라고 불립니다. 러시아 대공 파벨 페트로비치에게 헌정했기 때문이죠. 하이든은 다수의 현악 4중주곡을 남겼지만, 그중에서도 '러시아 4중주'는 더욱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현악 4중주가 귀족들의 유흥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곡 자체로서 가치를 지니기 시작했던 시기라 이 작품은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작품을 구성하는 여섯 곡 중 특히 하이든 특유의 활기찬 유머가 가득한 '2번'의 부제는 '농담'입니다. 농담은 이탈리아어로 'scherzo(스케르초)'인데, '러시아 4중주'는 미뉴에트 악장 대신 스케르초 악장이 들어가기 때문에 '스케르초 4중주'라고도 하죠. 익살스러운 표현과 조바꿈이 많은 1악장을 들으면 왜 이런 부제가 붙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악장 스케르초의 트리오 부분에도 재미있는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데, 특히 독일 춤곡인 렌틀러 스타일의 리듬이 흥겹습니다. 마지막 4악장에서도 하이든의 재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악장엔 빠른 템포로 음악이 진행되다가 중간에 작품이 모두 마무리된 듯 멈추는 순간이 나옵니다. 객석에 앉은 청중은 이때 박수를 쳐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지만, 음악이 다시 이어지기에 박수 타이밍이 어긋나게 되죠. 이렇듯 작품 곳곳에 녹아 있는 하이든의 재치가 이 곡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