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L. 109, CD111

Debussy의 'La Mer(바다)'가 초연하던 날, 청중과 언론은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물과 빛을 묘사한 이 곡은 그동안 낭만파가 묘사하던 바다와 현저히 달랐기 때문이죠. "음악은 직접적인 묘사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포착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그의 철학처럼, '바다'는 귀에 쏙 들어오는 선율이나 예상 가능한 구조 대신 대상이 가진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인상주의 화가인 모네나 터너의 그림처럼, 바다가 가진 다양한 색상의 팔레트를 펼쳐 보이죠. '바다'가 모네의 그림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모네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를 스케치한 것과 달리 Debussy는 기억을 통해 바다를 상상했다는 점입니다. 비록 초연은 실패했지만, 이 작품의 색채는 점차 더 많은 대중을 사로잡게 되었습니다. Debussy는 이 작품에 'Trois Esquisses Symphoniques Pour Orchestre(세 개의 교향적 스케치)'라는 부제를 달고, 'De l'aube à midi sur la mer(바다 위의 새벽부터 정오까지)', '파도의 유희(Jeux de vagues)', 'Dialogue du vent et de la mer(바람과 바다의 대화)', 총 3악장으로 구성했습니다. 1악장은 해가 뜨기 전 어두운 바다와 일출의 몽환을 그리다가 강렬한 햇살을 묘사합니다. 2악장에서는 각 악기의 다양한 기교와 템포 변화를 통해 끊임없이 부서지는 파도를 그립니다. 3악장은 밀려오는 파도와 강렬한 바람, 그리고 이들이 만나 일으키는 폭풍의 입체감이 일품입니다. 또한 1악장의 클라이맥스를 비롯해 곳곳에서 일본풍의 음계를 느낄 수 있는데, 이는 Debussy가 당대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일본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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