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현대 작곡가 Max Richter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Sleep'을 작곡했습니다. 바로 감상자의 수면을 돕는 것이었죠. 정신없이 돌아가는 우리 사회를 위한 자장가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였습니다. 오랫동안 수면에 관해 깊이 연구한 그는 이 곡을 쓰면서 미국의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과 면밀히 협업했습니다. 이로써 인간의 수면 주기를 반영한 8시간 30분 길이의 음악이 탄생했죠. 수록곡 중 일부를 발췌해 자기 전에 듣도록 만든 1시간 길이의 버전도 있습니다. 작품은 무려 31개 파트, 204개 악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현악과 신시사이저 등으로 구성된 앙상블은 아련하게 퍼져 나가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빚어내고, 여기에 더해진 여성 보컬의 신비로운 음색이 휴식을 선사합니다. 특히 초반부터 7시간 30분까지는 1,000헤르츠가 넘지 않는 음악이 흐릅니다. 태아가 자궁 안에서 듣는 소리의 스펙트럼과 비슷하게 만들었죠. 그리고 마지막 한 시간에 걸쳐서는 점차 높은 주파수를 사용합니다. 우리의 몸이 곧 다가올 일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독특한 작품의 특성 덕분에 재미있는 사건이 몇몇 있었습니다. 2015년 작품이 처음 발표된 이후, Richter는 간이침대가 놓인 콘서트홀에서 밤새 이 작품을 연주하는 공연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열었습니다. 'Sleep'이 영국 BBC 라디오에서 방송됐을 때는 기네스북 기록이 경신되기도 했죠. 방송으로 나간 가장 긴 작품이자 가장 긴 라디오 생방송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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