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 4중주 1번 라장조
차이콥스키는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걸작을 남긴 위대한 작곡가입니다. 그런 탓에 그가 쓴 작품 중에서 현악 4중주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과 완성도는 훌륭하죠. 차이콥스키는 세 개의 현악 4중주를 남겼으며, 그중 'String Quartet No. 1(현악 4중주 1번)'이 가장 유명합니다. 차이콥스키가 현악 4중주 작곡을 시작한 것은 돈 때문이었습니다. 경력 초기,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음악을 가르치던 그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종종 연주회로 수입을 올리곤 했는데, 오케스트라 작품을 연주하기에 예산이 모자라자 더 적은 인원이 참가하는 실내악으로 연주회를 구성하기로 했죠. 이런 상황에서 작곡한 '현악 4중주 1번'은 짧은 시간에 완성했지만 높은 완성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현악 4중주 1번'의 모든 악장엔 당김음이 들어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악장마다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죠. 1악장 도입부에서 천천히 반복되는 화음은 마치 아코디언 연주처럼 들리는데, 덕분에 이 작품에는 '아코디언'이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에서는 부드러운 슬라브 민요 선율을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가운데, 첼로가 피치카토로 가볍고도 다정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소설가 톨스토이도 크게 감동했다는 이 악장은 현대의 대중에게도 유명합니다. 훗날 차이콥스키는 이 악장만 떼어 첼로와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 편곡하기도 했죠. 민속적인 분위기는 당김음 리듬이 지배하는 3악장 스케르초로 이어집니다. 짧고 날카로운 이 악장을 지나, 단순한 화음으로 유쾌함과 활기를 더하며 작품은 피날레를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