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소나타 16번 다장조

K. 545, KV545 · ‘쉬운 소나타’

누군가에게 가장 친숙한 피아노 소나타를 한 곡 꼽아보라고 한다면 이 작품일 확률이 높습니다. Mozart가 직접 '초심자를 위한 작은 소나타'라고 불렀던 'Piano Sonata No. 16(피아노 소나타 16번)'. 작곡가의 말처럼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거쳐 가는 소박하고 명랑한 작품입니다. Mozart는 1788년 여름에 이 소나타를 작곡했습니다. 마지막 교향곡인 'Symphony No. 41(교향곡 41번)'을 완성해 가던 무렵이자, 오스트리아 빈에서 그의 인기가 시들해진 참이었습니다. 재정난을 겪던 그에게 교육용 작품은 안정적인 수입원이었죠. '피아노 소나타 16번' 역시 교육을 위해 작곡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곡은 그의 사후까지 출판되지 않아 의문을 남겼습니다. 악보는 1805년 'Sonate facile(쉬운 소나타)'라는 이름을 달고 출판됐으며, 실제로도 Mozart의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쉬운 편으로 여겨집니다. 1악장 첫 마디, 기본 화음인 '도-미-솔'로 시작하는 오른손 선율과 '도-솔-미-솔'의 왼손 반주가 함께 들어간 간명한 형태가 '쉬운 소나타'라는 작품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하나의 화음을 동시에 치지 않고 각 음을 분산해 반복하는 왼손의 반주 형식은 이탈리아 작곡가 Domenico Alberti가 자주 사용해 그의 이름이 붙은 알베르티 베이스입니다. Mozart는 알베르티 베이스를 자주 쓴 작곡가 중 한 명이죠. 첫 주제가 끝나면 작은 규모의 스케일과 아르페지오가 반복되며 장면을 전환합니다. 다시 알베르티 베이스를 사용한 차분한 세레나데인 2악장을 지나, 작품은 천진난만한 아이의 장난과 같은 3악장의 가볍고 기운찬 론도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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