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지이 노부유키(Nobuyuki Tsujii)의 시적인 예술성은 결점 없는 테크닉과, 심연과도 같은 깊은 감성 위에서 완성됩니다. 그의 음악은 매 순간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표현, 그리고 거짓 없는 정직한 감정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파고들죠. 시각장애를 지닌 이 일본 피아니스트의 베르비에 페스티벌 데뷔 리사이틀은 그의 피아니즘이 가진 놀라운 대담함은 물론, 속삭이듯 은밀한 고백의 미학까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츠지이의 진면목은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월광(Moonlight)' 소나타의 감미롭고 서정적인 '알레그레토(Allegretto)'가 뒤이은 '프레스토 아지타토(Presto agitato)'에서 폭발하듯 분출되는 에너지로 전환되는 순간, 그리고 쇼팽(Chopin)의 '뱃노래(Barcarolle)'에서 마지막에 다다르며 애틋한 몽상이 열정적인 외침으로 고조되는 흐름에서 특히 잘 느낄 수 있죠.
마치 화산 가장자리에서 춤을 추는 사람처럼, 츠지이의 연주에는 위험을 무릅쓰는 도전 정신이 흘러넘칩니다.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Piano Sonata No. 3)'의 웅장한 연주와 리스트(Liszt)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에 대한 경이로운 해석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창의적인 모험은 음악에 거부할 수 없이 압도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