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가 요절하기 1년 전 완성한 '겨울 나그네(Winterreise)'는 격동하는 사랑의 심리를 깊이 파고들어 결국 절망 속으로 가라앉는 여정을 그립니다. 독일의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한스 첸더(Hans Zender, 1936~2019)의 'Schubert's Winterreise: A Composed Interpretation'은 이 슈베르트 연가곡의 원곡인 피아노 반주를 날카로운 현대적 화성으로 새롭게 단장합니다. 또한 샌드블록, 윈드머신, 소프라노 색소폰, 하모니카 등 이국적이고 다채로운 악기 구성을 통해 놀라운 스펙트럼의 음색을 선보입니다.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의 '밤의 노래(Night Music)'를 연상시키는 유령 같은 호른 소리는 '넘쳐흐르는 눈물(Wasserflut)'과 깊은 불안감을 주는 '백발(Der greise Kopf)' 전반에 흐르고, '이정표(Der Wegweiser)'에서는 선술집 악단의 아코디언과 관악기가 자아내는 애처로운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니콜라스 콜론(Nicholas Collon)이 이끄는 오로라 오케스트라(Aurora Orchestra)의 정교한 연주 위에서, 테너 알란 클레이턴(Allan Clayton)은 탄탄한 성악 테크닉과 극도의 정서적 불안이 공존하는 해석으로 슈베르트의 절절한 선율을 섬뜩할 만큼 생생하게 되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