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 페트렌코(Kirill Petrenko)는 브람스(Brahms) 음악에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지휘자입니다. 각 악장의 흐름을 치밀하게 구현해, 브람스 교향곡이 지닌 무게감을 정제된 형태로 드러내죠. 이번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Berliner Philharmoniker) 실황 앨범에서도 페트렌코는 다이내믹을 세밀히 조율하며 브람스 내면의 감정선을 정교하게 포착했습니다.
브람스가 21년의 작업 끝에 완성한 '교향곡 1번(Symphony No. 1)'은 전통적인 형식을 엄격히 지키면서도 감정의 폭이 넓은 작품입니다. 1악장의 도입부 리듬은 곡 전체를 관통하는데, 페트렌코는 이 묵직한 긴장을 점진적으로 고조시켜 4악장에서 마침내 환희로 이어지는 극적인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함께 수록된 '비극적 서곡(Tragic Overture)' 또한 브람스 특유의 진중함을 잘 보여주죠. 베를린 필하모닉은 섬세한 음색으로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파고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