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도트
19세기 유럽에서는 오리엔탈리즘이 유행했습니다. 당시 여러 예술가가 머나먼 동양을 주제로 작품을 내놓았죠. Puccini 역시 동양을 소재로 오페라를 썼는데, 그 대표작이 'Turandot(투란도트)'입니다. '투란도트'에서는 중국 민요 선율을 주요 주제로 사용합니다. 탐탐, 종, 실로폰 등 다양한 악기를 활용해 중국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죠. 이 작품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Puccini의 장례식 후 많은 이들의 관심이 '투란도트'로 쏠렸습니다. 후두암을 앓던 그가 3막을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오페라를 마무리 짓기 위해 처음 물망에 오른 사람은 Riccardo Zandonai였습니다. 하지만 Puccini의 아들은 개성 강한 이 작곡가의 색채가 너무 뚜렷하게 드러날까 우려해 반대했죠. 결국 Puccini의 제자 Franco Alfano가 미완성 부분을 작곡했습니다. 작품이 완성되고 작곡가 사후 2년이 흐른 1926년, 라 스칼라에서 지휘자 Arturo Toscanini의 지휘로 초연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이 공연에서 Toscanini는 Puccini가 작곡한 부분까지만 연주했다고 합니다. '투란도트'의 가장 큰 특징은 해피 엔딩이라는 점입니다. Puccini가 이전까지 선보인 오페라는 대부분 여주인공이 죽음을 맞으며 비극으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투란도트'에서는 여주인공 투란도트가 행복한 결말을 맞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전반부 서사와 관련 없이 갑자기 투란도트가 사랑에 빠지는 마무리가 영 어색하다고 느꼈습니다. 엔딩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곡가 Puccini가 이런 전개를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투란도트'의 엔딩은 여러 가지입니다. 새로 만든 결말이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Puccini가 작곡한 부분까지만 선보인 후 끝을 맺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여러 연출가들이 만들어낸 결말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아리아는 3막의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말라)'입니다. Luciano Pavarotti를 비롯, 많은 테너들이 이 아리아를 부르며 '투란도트'는 더욱 유명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