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크프리트
WWV86C · ‘연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로부터’
리하르트 바그너의 4부작 음악극 'Der Ring des Nibelungen(니벨룽의 반지)'는 서양 예술사에서 최고의 성취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1848~1876년까지 3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이 대작은 고대 게르만 신화에 바탕을 둔 현대적 서사시입니다. 바그너는 이 작품에서 시와 음악, 연극과 시각 예술을 통합해 종합 예술을 구현했습니다. 'Siegfried(지크프리트)'는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입니다. 그러나 바그너가 '니벨룽의 반지'를 시작한 계기가 바로 '지크프리트' 이야기였던 점을 생각하면, 시리즈의 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바그너는 이 4부작을 쓰는 데 애를 먹습니다. 결국 그는 'Tristan und Isolde(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의 다른 작품에서 새로운 기법을 시도한 후 다시 '지크프리트' 돌아와 4부작을 완성합니다. 깊은 고뇌 끝에 완성된 '지크프리트'는 이전 두 작품과는 다릅니다. 이전 음악극에서 오케스트라를 소극적으로 사용했다면, '지크프리트'에서는 라이트모티프 기법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그 역할을 강화했습니다. 또 이전 두 작품은 신들의 세계를 다뤘지만, 이 작품은 인간 지크프리트의 모험을 그립니다. 마법 세계에서 영웅 지크프리트가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사랑을 쟁취하는 이야기죠. 이는 '영원한 사랑', '방랑자', '황홀감' 등 극적인 라이트모티프를 통해 풍성하게 전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