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한 수난곡'은 소용돌이치듯 격동적인 오케스트라 연주로 시작됩니다." John Eliot Gardiner 경이 Apple Music과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합니다. "플루트와 오보에의 불협화음은 육체를 나무 십자가에 못 박는 장면을 표현합니다. 거기에 겹치는 합창이 그리스도의 위엄을 열렬히 찬양하죠. 아주 드라마틱한 연출입니다."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의 신도들이 바흐의 '요한 수난곡'에서 이런 도입부를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때는 1724년이었고, 루터파의 찬송가가 흘러나오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언제나처럼 잔잔하게 흘러갔을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날 신도들을 맞이한 것은 압도적인 묘사와 감정적인 힘을 지닌 음악이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신도들의 개념이 완전히 뒤집혀버렸죠. 바흐는 라이프치히에 도착한 해에 첫 '수난곡'을 작곡했습니다. 이 위대한 칸타타는 성 토마스 교회와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많이 연주되었죠. 예수의 수난과 십자가형을 다루는 '수난곡'은 성경의 요한복음과 마태복음 일부, 루터교의 명상에 곡을 붙인 것으로, 두 시간가량 이어지는 놀라운 레치타티보, 합창, 코랄과 아리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한 수난곡'은 몬테베르디 시대부터 이어진 극 음악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죠." Gardiner가 설명합니다. "동시대를 살았던 Stözel이나 텔레만 같은 위대한 음악가조차 바흐처럼 압도적인 드라마성을 부여하지는 못했어요. 그 어떤 작곡가보다도 바흐에겐 남겨진 이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대단한 힘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은 죽음의 문제를 진지하게 마주합니다. 본질을 꿰뚫는 바흐의 음악 방식은 우리 시대에도 통하죠." '요한 수난곡'에는 놀라운 부분들이 많지만, Gardiner는 바흐가 가진 천재성의 정수를 발췌해 소개합니다. 두 번째 아리아 'Ich folge dir gleichfalls(나 주를 따르리)'가 그 예죠. "이 아리아는 '요한 수난곡'에서 유일하게 행복한 음악입니다. 세속적인 사랑 노래와 같아서, 말 그대로 예수의 발자취를 따르는 신자들이 사랑을 추구하는 얘깁니다." 반면, 음악적인 에너지가 폭발하는 부분으로 Gardiner는 1부의 마지막을 꼽습니다. 오케스트라 반주로 테너가 부르는 'Ach mein Sinn(아아, 나의 마음이여)'은 예수와의 관계를 부정한 베드로의 자책을 담고 있죠. "2부의 아리오소 'Betrachte, meine Seele(보아라 내 영혼)'는 달맞이꽃이 피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봄의 경치를 그립니다. 계절의 변화를 상징하지만 예수가 겪고 있는 고난과 대비되죠." 'Betrachte, meine Seele'는 예수의 재판 부분 한가운데 배치되어 있습니다. 바흐는 예수가 빌라도에게 심문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성난 군중들의 요구에 따라 희생양이 되는 지점에, 자신의 가장 극적이고 생생한 음악이 등장하도록 설계해 놓았습니다. Gardiner가 세 번째로 '요한 수난곡' 을 녹음한 옥스퍼드의 셸도니언 극장은 바로 이 재판 장면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배경이 됩니다. "영국의 다른 교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구조 덕분에 특별한 법정 장면을 녹음할 수 있었습니다. 두 개의 튀어나온 발코니가 있어서 한쪽에 복음사가 역을, 반대편에는 예수 역을 배치했는데, 본디오 빌라도가 피고석에 있는 죄인을 내려다보는 로마 제국의 재판 분위기를 재현할 수 있었죠." 오늘날 최고의 젊은 음악가들이 이 바흐의 드라마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복음사가 역의 Nick Pritcjard에 대해 Gardiner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를 쭉 지켜봤는데 이번에 아주 잘해낸 것 같아요." 또 예수 역의 베이스 William Thomas에 대해서는 역할에 매우 고귀하고 인간적인 면을 부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의 정점에서 멤버 간의 거리를 둔 형태로 연주에 임한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와 몬테베르디 합창단 역시 찬사를 받을 만합니다. "저와 떨어져 있는 성악가와 연주자 그룹을 조화롭게 지휘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했습니다." Gardiner도 인정합니다. "평소 교회나 콘서트홀에서 연주할 때 당연하게 느끼던 일체감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했죠. 거기엔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요. 매우 기뻤고 모두가 자랑스러웠죠. 바흐 음악의 놀라운 힘과 아름다움이 뛰어난 효과와 거대한 영향을 만들어냈고, 우리보다 훨씬 더 크고 초월적인 존재, 즉 신을 열망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2022년 3월 4일 40개 트랙 · 1시간 55분 ℗ 2022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음반 회사
Deutsche Grammophon크레딧
- Adam Goldsmith프로듀서
- Melissa Dee엔지니어
- Daniel Lock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