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테너
카운터테너에 관하여
카운터테너의 소리를 처음 듣는 이들은 성인 남성이 아름다운 고음을 부르는 걸 보고 놀라곤 합니다. 카운터테너는 음악사에서 오랫동안 수수께끼 같은 존재였습니다. 중세 수도회는 남성으로만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 높은 팔세토 창법을 구사하는 남성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음역대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은 데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죠. 그 결과 몇 세기 동안, 사춘기가 오기 전 거세 수술을 받은 남성이 카스트라토로 활동했습니다. 현대의 카운터테너는 카스트라토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도 목소리 훈련을 통해 같은 곡을 노래할 수 있습니다. 카운터테너가 되려면, 알토와 메조소프라노, 심지어 소프라노 음역에 버금가는 목소리를 내기 위한 특별한 발성법을 배워야 합니다. 카운터테너가 다시금 주목받은 것은 바로크 시대 오페라가 재발견된 20세기 중반부터입니다. 몬테베르디(Monteverdi)의 '포페아의 대관식(L'incoronazione di Poppea)'에 등장하는 네로 황제, 헨델(Handel)의 '리날도(Rinaldo)'와 '줄리오 체사레(Giulio Cesare)'에 나오는 영웅, 글루크(Gluck)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Orfeo ed Euridice)' 속 신화적 인물까지, 오늘날의 카운터테너는 바로크 시대 카스트라토가 노래했던 역할을 부릅니다. 또 튜더 왕조 시기의 류트 음악과 칸타타에도 새로이 활기를 불어넣고 있죠. 역사상 가장 유명한 카운터테너는 이탈리아의 카스트라토 파리넬리(Farinelli)입니다. 수많은 교회 음악과 오페라에 영감을 준 그는 당대의 슈퍼스타였죠. 또 1950년대 영국 성악가 알프레드 델러(Alfred Deller)는 카운터테너를 다시 주목받게 했습니다. 최근에는 토마스 아데스(Thomas Adès), 벤저민 브리튼(Benjamin Britten), 죄르지 리게티(György Ligeti), 필립 글래스(Philip Glass) 등의 현대 작곡가들이 카운터테너가 가진 독특한 소리에 매력을 느껴 작품에 활용하기도 했죠. 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역시 'Jesus Christ Superstar'에 카운터테너를 등장시켰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