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세계 곳곳에서 Tchaikovsky의 'The Nutcracker(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이 펼쳐집니다. 작품의 줄거리는 크리스마스 전야, 한 소녀의 꿈속을 배경으로 합니다. 초연 때는 그리 흥행하진 못했지만, 지금은 연말 필수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죠. 독일 작가 E.T.A 호프만이 쓴 이야기를 프랑스의 알렉상드르 뒤마가 소설로 각색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발레입니다. 동화 같은 스토리에 아기자기한 음악이 더해진 이 사랑스러운 발레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작품입니다. Tchaikovsky는 춤을 위한 반주에 불과하던 발레 음악의 지위를 격상시킨 작곡가입니다. 그가 '호두까기 인형'의 음악을 구상한 계기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감독의 의뢰였습니다. 이 발레 음악 중 대표곡 8개를 추려 발표한 작품이 바로 'The Nutcracker (Suite), Op. 71a(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Op. 71a)'입니다. 그의 3대 발레곡으로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공주', '호두까기 인형'을 꼽는데, '호두까기 인형'은 이중 마지막으로 작곡됐죠. 이 곡을 쓸 당시 Tchaikovsky는 부인과의 결별로 심적 고통이 심했습니다. 그런데도 음악에는 내면의 괴로움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경쾌하고 부드러운 선율이 가득합니다. 특히 '사탕 요정의 춤'에서는 첼레스타라는 악기를 사용하여 영롱한 소리로 환상적인 춤을 표현했습니다. 세계 민속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트럼펫, 플루트, 피콜로와 같은 다양한 관악기를 활용해 각 나라의 느낌을 달리 그렸죠. 발레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이 곡을 감상하다 보면 극의 동화적인 분위기를 고려한 Tchaikovsky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