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라 다 감바와 첼로는 외형적으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그 성격은 완전히 다릅니다. 15세기에 등장한 비올라 다 감바는 프렛이 있는 지판을 사용하지만, 17세기에 유행한 첼로는 프렛이 없어 더 다양한 음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음색에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비올라 다 감바는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를 내는 반면, 첼로는 깊고 강렬한 색감을 지니고 있죠. 오늘날에는 첼로 연주자들이 종종 비올라 다 감바 작품을 연주합니다. 그런 경우엔, 작곡가가 원래 구상했던 비올라 다 감바의 음색을 현대의 첼로로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첼리스트 안야 레히너(Anja Lechner)는 바로크 시대에 발표된 비올라 다 감바와 첼로를 위한 곡들을 모아 이 앨범을 구성했습니다. 그는 특성이 전혀 다른 두 현악기의 곡을 일관되게 정교한 소리로 연주합니다. 레히너의 첼로 사운드가 세련되게 들리는 것은 모든 트랙에서 바로크 활을 써서 연주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법은 각 트랙에 개성을 부여합니다. 원래 비올라 다 감바를 위해 작곡된 칼 프리드리히 아벨(Carl Friedrich Abel)과 토비아스 흄(Tobias Hume)의 음악에서는 악보에 의도된 대로 어두우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이 돋보입니다. 반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첼로 모음곡에서는 더 맑고 선명한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죠. 현악기에 대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을 완성한 레히너의 매끄러운 첼로 연주를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