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분야를 막론하고, 세계적 수준의 예술가라면 누구나 다음 세대에 지식과 기술을 전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낄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피아니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랑 랑(Lang Lang)은 랑 랑 국제 음악 재단과 피아노 아카데미 음악 강좌 시리즈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력의 많은 부분을 '다음 세대를 위한 나눔'에 헌신해 왔습니다.
2019년 발표한 앨범 'Piano Book'은 그런 철학의 결정체였습니다. 직접 연주한 친숙한 피아노 곡들을 모아, 초보자들이 새로운 레퍼토리를 탐색하며 영감을 받도록 한 것이죠. 이번 'Piano Book 2'는 그 성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이번엔 피아노 학습자들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고안한 곡들을 담았습니다.
"첫 번째 'Piano Book'에서는 초보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가장 단순한 곡조 속에도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랑 랑은 Apple Music Classical에 말합니다. "이번에는 접근하기는 여전히 쉬우면서도 젊은 피아니스트의 성장을 자극하는 곡들을 담고자 했습니다. 다음 단계의 발견에 집중했죠. 피아노의 색채와 개성을 스스로 깨닫기 시작하는 순간 말이에요."
'Piano Book 2'에는 다양한 시대와 양식의 작품들이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쇼팽, 멘델스존, 모차르트에서부터 사티, 라흐마니노프, 리스트를 아우르죠. 특히 리스트의 '위안 2번(Consolation No. 2)'은 많은 초중급 연주자들에게 열려 있으면서도 커다란 감정의 깊이를 담은 대표적인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진짜 어려움은 '소리'에 있어요." 랑 랑은 설명합니다. "음의 균형, 노래하듯 울리는 톤, 자연스럽게 호흡하듯 느껴지는 루바토의 타이밍, 이 모든 게 다 중요하죠. 각 구절이 숨결처럼 느껴져야 합니다. 현란한 기교보다 훨씬 어려운 부분이에요."
이 점은 사티의 '짐노페디 1번(Gymnopédie No. 1)', 쇼팽의 '야상곡 2번(Nocturne No. 2)',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1번(Arabesque No. 1)'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랑 랑은 이런 곡들이 오늘날의 연주회에서도 더 자주 들려오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곡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해서 깊이가 없는 건 아니에요." 그는 위대한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Vladimir Horowitz)가 종종 화려한 곡 대신 슈만의 '꿈(Träumerei)' 같은 단순한 곡으로 앙코르를 마무리하곤 했다는 일화를 들려줍니다. "호로비츠는 옳았어요. 바흐의 짧은 소품이나 '꿈' 같은 곡이 사람들을 눈물짓게 만들 수도 있죠. 때로는 그런 '쉬운' 작품들이야말로 가장 깊은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Piano Book 2'는 단지 클래식 명곡들의 모음집에 머물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영화 음악의 편곡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의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 주제곡이나 얀 티에르상(Yann Tiersen)의 '아멜리에(Amélie)' 중 'Comptine d'un autre été'처럼 향수를 자아내는 멜로디들이 대표적입니다. 새로운 세대의 감성을 반영하는 게임 음악도 포함돼 있습니다. 천위펑(Yu-Peng Chen)이 작곡한 '원신' 사운드트랙 'Lover's Oath', 우에마츠 노부오(Nobuo Uematsu) 작곡의 '파이널 판타지 X' 오프닝 테마곡 'To Zanarkand' 등이죠.
여기에 랑 랑이 자신의 제자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현대 피아노곡들도 더해졌습니다. 히사이시 조(Joe Hisaishi)의 'Spring'과 토니 안(Tony Ann)의 'ICARUS'는 그중에서도 그가 특히 전하고 싶어 하는 곡들입니다. "전통적인 레퍼토리는 물론 아름답지만, 음악은 살아 있는 예술이에요." 랑 랑은 덧붙입니다. "학생들은 현대곡을 연주하면서 '지금도 작곡가들이 자신들을 위해 곡을 쓰고 있다'는 걸 느끼죠. 그 경험이 새로운 음색, 리듬, 화성을 여는 문이 돼요. 동시에 고전 작품들도 새롭게 들리게 만듭니다. 서로의 대비 속에서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거죠."